태권도 역사
I . 여는글
무술의 기원은 도저히 찾아낼 수 없는 신비에 쌓여있다 하더라도 아득한 옛날부터 사람은 자신을 방어하며, 또한 먹고 살기 위해 손발을 무기로 사용했다는 사실만은 부정할 수 없다. 따라서 이러한 동작들을 태권도라고 한다면 어떤 나라이건 태권도 종주국이라고 주장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저자는 확고한 이론과 신념에 입각하여 용어, 기술, 방법, 규정, 도복, 철학 그리고 명칭을 연구하고 체계화하였다. 때문에 이와 다른 어떠한 동작이나 무술까지도 태권도라 부른다는 것은 몰상식한 일이요, 철면피한 짓이라 아니할 수 없다. 반면 저자의 이론, 원칙 또는 철학에 기초하여 태권도를 연마하는 사람만이 진실한 태권도인이라 자부 할 수 있을 것이다.
II . 태권도는 언제 어디서 시작했는가?
불과 오척단구의 내가 오늘날까지 어떠한 두려움도 없이 나의 소신대로 살아왔고 또한 정의를 외칠 수 있었다는 것은 두말할 것도 없이 태권도덕분이라 하겠다.
내가 태권도를 창시할 수 있었던 것은 지난날 우리나라가 불행하게도 40여년동안 일본에게 강점당했던 관계로 내가 일본 가라데를 배울 수 있었던 반면
해방을 맞이함에 따라 남조선의 군대가 새로 창설될 때 다행히도 나는 창조의 일원으로 누구의 눈치도, 구애도 받지 않은 좋은 위치에 있었음이고
또한 짧은 기간에 태권도를 국제무도로 등장시킬 수 있었던 것은 기술적우월성에도 있었지만 사회전반에 걸친 특히 젊은 층에 있어서의 윤리도덕의 몰락, 폭력의 대두에 따른 불시남과 퇴폐 사상 그리고
지나친 물질주의와 이기주의로 인한 정신적 공허감이 마음의 안식처와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강한 힘을 필요로 한데 있었다.
또한 나의 사회적 지위, 사도의 창시자라는 이점 그리고 누구도 따르기 어려운 천부의 건강을 지닌 점 등이라 하겠다.
선천적으로 약체로 태어난 나는 광주학생사건의 여파로 일어난 동맹휴학으로 무기정학을 당한 까닭에서도 공부를 시작했는데 이때 내 나이는 12살이였다.
내가 무술에 발을 들여놓게 된 것은 서도를 배워준 옥람 한일동 선생이 선천적으로 약체로 태어난 나의 건강을 걱정하여서도 이외에 가끔 택견의 초보적 동작을 배워준 데로부터 시작되었다.
1938년 일본으로 유학을 떠나기 며칠 전 돈내기 화투놀이를 하다 뜻하지 않게 생겼던 어떤 사건으로 인해 강한 힘을 기르지 않는 한 도저히 고향으로 돌아갈 수 없는 난처한 입장에 놓여 있었던 관계로
가라데를 배우기 시작하였다. 그 후 행운인지 불행인지 가라데 유단자가 됨으로써 내가 오기만 기다리던 힘센 상대로부터의 복수전을 피할 수 있었고 나아가서는 조선독립운동인 평양학병사건을 지휘할 수 있었던 것이다.
반면 가라데 유단자라는 이유 때문에 일본육군형무소와 평양형무소에서 남다른 정신적 고통과 육체적 속박을 당하기도 하였다.
1946년 3월 육군소위(당시 육군 참위라 했음)로 임관된 나는 전남 광주에 있는 조선경비대 제4부임되어 중대장직을 맡게 되자 강군육성을 목표로 전 중대에 가라데를 가르쳤다.
이때로부터 정신면이나 기술면에서 이보다 훌륭한 우리 민족무도를 만들어 배달민족의 얼과 슬기를 온 세상에 알리는 것은 물론 전국에 보급함으로써
내가 평양육군형무소 감방에서 세 동지들에게 《 오늘우리가 이처럼 된 것은 지난날 무능한 왕들에게 충고할 사람이 없었던 결과 나라를 왜놈에게 빼앗겼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우리가 만약 살아서 나가고
나라가 독립된다면 우리는 절대 왕이 되지 말고 왕을 충고하는 사람들이 되자 》고 한 맹세를 실천할 수 있겠다고 생각하였다.
그래서 이름은 차후로 미루고 먼저 기술개발에 착수한 이후 줄곧 연구에 몰두한 결과 1954년 말에 이르러 오늘과 같은 태권도의 기초를 거의 완성하여 1955년 4월 11일 태권도라고 명명하였던 것이다.
III . 태권도의 3가지 이상원칙
1959년 3월 월남과 대만에 역사상 처음으로 국군태권도 시범단을 인솔한 것을 계기로 나는 훌륭한 정신과 뛰어난 기술을 후세에 남기는 것만이 내가 영세 속에 살 수 있는 길임을 절실히 깨닫게 되었으며
태권도의 올바른 교육을 통해 아래의 3가지원칙을 이상으로 삼았다.
IV . 태권도의 기술연구
나는 또한 이 고귀한 무도를 전 세계에 보급함으로써 분단된 우리나라의 통일을 앞당길 수 있다는 희망을 안고 기수연구와 국제적 보급에 모든 심혈을 기울여 오늘에 이르렀다.
태권도 연구는 크게 나누어 정신면과 기술면의 두 가지 분야로 진행되었는데 정신수양이란 형이상학에 속하는 것이라 만져도 흔적이 없고 들을래야 들리지도 않고 또한 볼래야 보이지도 않는
그야말로 한없이 넓고 깊은것이기도 하거니와 더욱이 수양도상에 있는 나로서는 한마디로 표현하기 어려운 일이다.
그러므로 이에 대해 나는 태권도인으로서 반드시 간직해야 할 정신수양에 그 역점은 둔 것이다.
태권도인으로서의 정신수양은 태권도와 태권도를 연마하는 사람자신이 한 덩어리가 되고 태권도 24개 틀이 지니고 있는 정신과 뜻을 잘 이해하는데 있는 것이다.
태권도를 자기 몸처럼 사랑하며 아끼는 사람은 그를 절대로 남용하거나 불명예스럽게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틀의 명칭은 근5000년 간 단 한번도 남의 나라를 침범한 사실이 없고 오로지 침략자들을 몰아내고 나라를 지켜낸 우리나라(조선)의 대표적 인물들의 이름을 딴것으로서 그것을 잘 이해하면 태권도는 정당방위와 정의를 위해서만 사용하는 무도임을 깨닫게 될 것이다.
기술면에 있어서는 어떤 상황에도 대처할 수 있는 다양한 동작과 방법을 다음과 같은 면에 중점을 두고 연구하였으며,
1. 모든 동작은 과학적공식과 원리에 의해 최대의 힘을 내게 하고
2. 태권도를 전혀 모르는 사람이라도 동작이 옳고 틀림을 쉽게 판정할 수 있게 하고
3. 각도와 거리를 명확히 함으로써 효과적인 공격이나 방어를 할 수 있게 하고
4. 목적과 방법을 뚜렷이 함으로써 쉽게 배우거나 가르칠 수 있도록 하고
5. 합리적인 교육방법으로 남녀노소 누구나 다 거리낌 없이 수련할 수 있게 하고
6. 정확한 호흡방법으로 속도증가는 물론 피로를 덜게 하고
7. 인체의 어느 급소라도 공격할 수 있고 또한 어떤 공격도 막을 수 있게 하고
8. 인체의 구조와 특성에 따라 사용할 수 있는 공격부위를 명확히 하고
9. 체육이나 오락으로서도 즐길 수 있도록 하고
10. 부드럽고 율동적인 동작으로 미적 감각을 나타내도록 하고
11. 적절한 방법과 통제로 건강증진을 도모하는 반면 아동들의 발육성장을
해치거나 몸을 다치는 일이 없도록 하고
12. 매 틀에 있는 주인공들의 정신과 활동을 동작으로 표현한다.
내가 태권도를 무도요 과학이요 또는 예술이라고 부르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